구글, 보안 스타트업 위즈 인수…멀티클라우드 전략 강화
구글이 보안 스타트업 '위즈(Wiz)'를 320억 달러(약 44조 원)에 인수하며 클라우드 보안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단순히 구글 클라우드의 보안 기능을 확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클라우드 플랫폼을 아우르는 '멀티클라우드(multicloud)' 전략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위즈, 성장 가도 이어가는 보안 기업
위즈는 연간 약 7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연내 10억 달러 돌파도 전망되는 등 보안 시장에서 급성장 중인 기업이다. 이미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들 중 다수는 퍼블릭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운영 중이다.
구글 입장에서는 위즈의 서비스가 특정 클라우드에 종속되지 않는 형태로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경쟁사로 고객이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위즈의 CEO 아사프 라포포트는 인수 후에도 서비스 연속성이 유지된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구글, 규제 당국 심사 속 '경쟁 확대' 메시지
이번 인수는 규제 당국의 까다로운 승인 절차를 앞두고 있다. 구글은 그동안 대규모 인수 시 독점 규제 심사를 받아 왔다. 하지만 이번 딜이 AWS, 애저(Azure) 같은 경쟁사에 비해 시장 점유율이 낮은 구글 클라우드를 강화하고, 다양한 클라우드 환경을 지원하는 방향이라는 점에서 시장 경쟁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시장점유율 낮은 구글 클라우드, 반전 노리나
구글 클라우드는 현재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12%의 점유율을 보유해, AWS(30%),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21%)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기술력은 있지만 기업 고객의 수요에 맞게 이를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구글 클라우드 CEO 토마스 쿠리안은 최근 투자자들과의 통화에서 “멀티클라우드는 기존 IT 인프라에 새로운 기술을 통합하고, 다양한 벤더를 선택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며 "특히 AI 기술의 확산은 각기 다른 플랫폼에 걸쳐 데이터를 보호하는 멀티클라우드 전략을 필수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멀티클라우드 전략, 구글 보안의 시험대
위즈 인수를 통해 구글은 멀티클라우드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을 펼치며 보안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려 한다. 그러나 이 전략의 성공 여부는 규제 기관의 판단과 고객들의 실질적인 신뢰 확보에 달려 있다.
이번 구글의 위즈 인수는 단순한 보안 기능 강화가 아니라, 클라우드 시장 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멀티클라우드 전략의 일환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구글이 실제로 멀티 플랫폼 환경에서도 고객 가치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규제 당국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앞으로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