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장관의 ChatGPT 사용 공개에 긴장
정보공개법으로 드러난 AI 활용…공직자 대화 감시 가능성 제기
영국 기술장관 피터 카일이 ChatGPT에 팟캐스트 출연 조언을 요청한 사실이 영국 언론과 정부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는 정보공개법(Freedom of Information Act, 이하 FoI)을 통해 확인된 사실로, 공직자가 AI와 나눈 업무 관련 대화도 공개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공개는 카일 장관이 ChatGPT에 팟캐스트 출연처를 묻는 대화를 주요한 사례로 삼았으며, 이는 단순한 개인정보 사용이 아닌 공적 업무와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부 장관들과 공무원들은 이 공개로 인해 앞으로의 AI 활용 방식에 제약이 따르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블레어 전 총리의 경고, 현실로 드러나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과거 FoI 법이 관료들 사이의 자유로운 논의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이번 사례는 그의 걱정이 단순한 우려가 아니었음을 보여줬다. 이전까지는 개인 메시지나 비공식적인 통신 수단은 공개 의무에서 제외되거나 검열돼왔으나, AI 챗봇과의 상호작용까지 포함되면서 공개 범위가 더 넓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I 대화, 정보공개의 새로운 표준 되나
전 BBC 기자이자 현재 FoI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마틴 로젠바움은 모든 업무 관련 커뮤니케이션은 기기 종류에 상관없이 정보공개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WhatsApp이나 개인 휴대폰의 문자도 공개 요청 대상이며, 부처들은 이에 저항하거나 일부 내용을 삭제해왔다"고 덧붙였다.
이번 요청을 이끈 언론인 크리스 스토켈-워커도 "요청이 받아들여질 줄 몰랐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향후 생성형 AI와 관련된 추가 정보공개 요청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AI와 관련한 정보가 공적 기록의 일부로 취급될 경우 정부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관행에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과 공무의 경계, AI 시대에 더 모호
FoI 요청으로 2009년 의원 특권 비용 스캔들을 폭로한 기자 헤더 브룩은 "AI 도구 사용이 개인적 목적이라는 이유로 정보를 감출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녀는 AI 도구 사용이 공적 업무와 결합될 때, 이 경계가 점점 더 불분명해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
이에 더해 로젠바움은 앞으로 기자들이 AI를 활용해 더 정교하고 전략적인 FoI 요청을 작성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즉, AI가 단순히 정보 대상이 되는 것뿐 아니라, 정보 수집의 도구로도 적극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 기자의 의견
이번 사례는 공무원과 AI 간의 상호작용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정보공개법의 감시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정부의 투명성을 높이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자유로운 사적 대화를 위축시킬 가능성도 존재한다. 생성형 AI가 행정 시스템에 본격적으로 침투한 현재, 개인정보 보호와 공공의 알 권리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새로운 기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