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출판 업계 저작권 침해 논란 확산
오스트레일리아의 문학계가 출판 업계를 둘러싼 AI 기술 기업들의 행태에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작가들과 출판사들은 AI 모델의 학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작권 문제를 제기해왔으며, 최근 몇몇 기술 기업들이 이를 정당화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생존 위기에 처한 독립 출판사들
오스트레일리아의 대표적인 독립 출판사인 블랙 Inc는 작가들에게 AI 모델 학습을 위해 작품을 제공하는 데 동의할 것을 요청하며, 이에 따른 수익을 공유하겠다고 제안했다. 일부 작가들은 이러한 제안을 수락했지만, 출판사가 보다 투명한 방식으로 이를 전달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표했다.
대형 출판사들이 시장을 독점하는 상황에서 소규모 출판사들은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펭귄 랜덤하우스가 오스트레일리아의 대표적인 독립 출판사 중 하나인 텍스트 퍼블리싱 컴퍼니를 인수한 것도 이러한 환경을 보여준다.
소규모 출판사들은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출간하며 문학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시장이 대형 출판사와 기술 기업 위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이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AI 기업들의 저작권 침해, "인류 역사상 최대의 약탈"
기술 기업들이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출판된 책을 AI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는 데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한 연구자는 구글, 메타, 오픈AI 등의 기업들이 자신의 저작물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상조차 지급하지 않는 현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일부 기업들은 이를 "공정 이용(fair use)"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지만, 해당 연구자는 이를 "인류 역사상 최대의 약탈"이라고 표현했다. 현재 AI 모델은 인간이 평생 읽을 수 없는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특정 기업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기술 기업들이 이 과정에서 책을 구매하지 않았으며, 불법적으로 복제된 자료를 훈련에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자신의 저서가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제공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AI 모델이 학습한 점을 들어, 아마도 러시아의 해적판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도 주장했다.
AI 산업, '냅스터 순간' 맞이했나
AI 기술이 저작권과 충돌하는 현상은 2000년대 초반 음악 스트리밍 산업이 맞이했던 '냅스터 순간(Napster Moment)'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기 스트리밍 시장에서는 불법적으로 공유된 음악이 대거 유통되었으나, 냅스터가 저작권 침해로 폐쇄된 이후 합법적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음악가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돌아가는 구조가 형성됐다.
출판 산업도 이와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소규모 출판사들이 기술 기업과 협상할 수 있는 강한 입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영국 정부가 저작권법 개정을 통해 AI 개발자들이 합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학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 경우 창작자들은 원하는 경우에 한해 자신의 작품이 AI에 의해 학습되지 않도록 ‘옵트아웃(opt-out)’을 신청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AI가 책을 학습하는 것이 인간이 책을 읽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AI 모델이 인간이 평생 읽을 수 있는 양을 훨씬 초과하는 데이터를 학습하며, 이 과정에서 형성된 지식이 특정 기업으로 집중되는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의견
AI의 발전이 출판 업계와 충돌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저작권을 침해하고 창작자의 권리를 무시하는 방식으로 기술이 발전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음악 산업이 겪었던 변화처럼 출판 업계도 AI 시대에 맞춰 공정한 보상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법적으로도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할 방안을 도입해야 할 시점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