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트럼프와의 무역 협상 위해 기술 규제 포기 안 해
유럽연합(EU)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무역 협상을 위해 자국의 기술 관련 규제를 완화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헨나 비르쿠넨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디지털 규제는 유럽 내부의 공정하고 안전하며 민주적인 디지털 환경을 보호하는 데 핵심"이라며, EU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형 기술기업에 더 엄격한 의무 부과
비르쿠넨 부위원장은 EU 규제가 특정 국가 기업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며, 모든 기업에 동등하게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위험 기반 접근 방식을 통해 기업 규모에 따라 규제 강도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애플, 메타 등 대형 기술기업들은 ‘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s Act)’에 따라 EU 내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는 시장 경쟁을 왜곡하거나 온라인상 위해를 유발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미국의 비판에도 EU 규제 고수 입장
미국 측 일부 인사, 특히 트럼프 측 통상 고문들은 EU의 기술 규제를 미국 기업에 대한 ‘법률 전쟁(lawfare)’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비르쿠넨 부위원장은 “디지털 규제는 모든 이용자와 기업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시행되는 것”이라며 미국의 입장에 반박했다.
AI 산업 위한 '기가팩토리' 구축 추진
한편 비르쿠넨 부위원장은 AI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녀는 유럽 각국에 최대 5곳의 AI '기가팩토리'를 설립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이는 유럽 내 중소기업(SME)과 AI 개발자들이 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술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법적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AI법, 창작자 권리 문제로 논란… 균형점 모색 중
EU의 AI법(AI Act)은 AI 기술에 대한 포괄적 규제를 조율하는 첫 시도 중 하나지만, 창작자들 사이에서는 저작권 보호 미비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비르쿠넨 부위원장은 “저작권자의 권익과 기술 산업의 발전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의견
EU의 이번 입장은 매우 전략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미국,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무역 협상을 추진하면서도 선도적인 기술 규제와 디지털 주권을 지키겠다는 태도는 단기적인 거래보다 장기적인 국제 질서와 기술 주도권을 우선시하겠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특히 AI 개발과 관련한 법제화 및 지원 정책은 앞으로의 유럽 기술 생태계 형성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저작권 등 창작자 권익 문제는 기술산업과의 충돌 지점인 만큼, 이에 대한 세심한 정책 설계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