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화웨이 AI칩 공급 관련 美 제재 위기
수출 통제 위반 시 최대 10억 달러 벌금 가능성
대만의 대표적 반도체 기업 TSMC(타이완 반도체 제조회사)가 미국의 수출 통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최대 10억 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안은 TSMC의 반도체가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개발한 AI 프로세서에 사용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촉발됐다.
차단된 AI칩, 제3자 경유해 화웨이에 전달?
문제가 된 반도체는 화웨이의 인공지능(AI) 프로세서 ‘Ascend 910B’에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칩은 미국의 수출 제한 대상이었던 TSMC의 첨단 AI칩 다이(die)를 기반으로 제조됐다. 미국 상무부는 수출 규제 목록에 오른 중국 업체들에 TSMC가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반도체를 공급한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이 과정에는 또 다른 중국 기업 샤먼 소프고 테크놀로지(Sophgo)가 연결되어 있다. 이 회사는 중국 암호화폐 채굴기 제조사 비트메인(Bitmain)과 연관된 회사이며, TSMC 반도체를 활용한 칩을 제작해 해당 제품이 다시 화웨이의 AI칩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TSMC, “2020년 이후 화웨이에 공급 중단” 해명
TSMC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모든 수출 통제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며, “2020년 9월 이후 화웨이에 어떤 제품도 직접 공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수상한 경로를 통해 간접적으로 화웨이에 제품이 제공된 정황이 일부 확인되면서 TSMC가 조사를 받게 된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 속에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화웨이와 같은 기업들이 우회 수단을 통해 첨단 반도체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
이번 사안은 첨단 기술 산업에서 공급망이 얼마나 복잡하고 다층적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제조사는 직접 거래하지 않았더라도, 기술이 제3자를 통해 최종 금지 대상에 도달했다면 규제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기업간 거래 경로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