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AI 데이터센터 활성화 위해 차등 전기 요금 도입 검토
영국의 기술 기업들이 원격 지역에서의 AI 데이터센터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전기 요금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아마존과 오픈AI가 후원한 사회시장재단(SMF)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력 공급이 부족한 지역의 전기 요금을 높이고, 전력이 풍부한 지역의 요금을 낮추면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와 같은 지역은 풍력 발전이 활발하고 인구 밀도가 낮아 AI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합한 곳으로 지목됐다.
전력 요금 차등 적용으로 AI 산업 경쟁력 강화
영국 노동당 대표 키어 스타머는 영국을 AI 선도 국가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영국의 높은 산업용 전기 요금과 2030년까지 화석 연료를 단계적으로 폐기하는 기후 정책 등으로 인해 업계에서는 이러한 목표가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회시장재단(SMF)의 보고서는 지역별 전기 요금 차등 적용이 데이터센터의 전력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스코틀랜드 애버딘에 위치한 데이터센터는 잉글랜드 슬라우에 있는 시설보다 전기 비용을 최대 65% 절감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소형 원자로와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확충도 제안
SMF는 단순히 전기 요금만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저탄소 에너지를 전력망에 더 많이 연결하고, 데이터센터 개발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기존 원전 지역이 아닌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에 소형 모듈 원자로(SMR)를 구축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SMF의 샘 로빈슨은 “데이터센터는 디지털 경제의 핵심이며, 전력 비용 상승과 인프라 구축의 어려움을 해결하지 못하면 영국의 기술 경쟁력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너지 집약적 산업 유치 기대…재생 에너지 업계 우려도
지역별 전기 요금 차등제 도입에 찬성하는 측은 이 제도가 도입되면 전기가 저렴한 지역으로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이 이동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풍력·태양광 발전 등 재생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재생 에너지 기업들은 지역별 전기 요금 조정이 향후 풍력 및 태양광 프로젝트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이에 대한 최종 결정을 앞으로 몇 달 내에 내릴 예정이다.
기자 의견
이번 제안은 영국이 AI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한편, 재생 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전기 요금 차등제가 실제로 에너지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재생 에너지 기업들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는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영국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AI 데이터센터 산업의 성장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의 정책 논의 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