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발전 속 창작자 생계 위협… 영국 예술계 반발
영국 정부의 저작권 규제 완화 계획과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이 창작자들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설가 마크 해던, 일러스트레이터 악셀 셰플러, 작가 벤지 데이비스, 시인 마이클 로젠을 포함한 2,000명 이상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정부의 저작권 보호 조치를 유지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에 서명했다.
정부의 저작권 완화, 창작자 소득에 악영향 우려
이들은 영국 정부가 추진 중인 'AI 기회 행동 계획(AI Opportunity Action Plan)'의 특정 조항에 우려를 나타냈다. 해당 조항은 저작권 보호를 완화해 AI의 데이터 마이닝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창작자들은 이 같은 변화가 예술가와 작가들의 수익을 심각하게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명자들은 "정부가 우리의 평생 작품을 AI 경쟁자들에게 쉽게 넘겨주려 한다"는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AI를 활용한 콘텐츠가 창작자들의 창의적 사고와 작업 기회를 빼앗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이익을 보는 것은 창작자가 아니라 대형 IT 기업과 기술 재벌들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창작 산업의 경제적 기여 중요성 강조
이번 캠페인에 참여한 예술인들은 창작 산업의 경제적 중요성도 강조했다. 영국의 창작 산업은 약 240만 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국내총생산(GDP)의 5%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산업이다. 이에 따라 AI 기술이 기존 창작 환경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창의성을 지키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명자들은 AI가 새로운 창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작품을 재조합하는 방식에 불과하다며,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독창적인 문화 표현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 보호가 강화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인간성 자체가 위협받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내놓았다.
AI가 공정 경쟁을 해칠 가능성도 제기
특히 이번 캠페인에 참여한 삽화가 및 작가들은 생성형 AI 기술이 소수 민족 출신 창작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들어 다문화적 배경을 가진 창작자들의 활동 기회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AI가 이들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경우 문화적 다양성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창작의 중요성을 배우는 어린이들의 교육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창조적 사고와 예술적 능력을 키우는 것은 인간의 본질적인 부분인데, AI가 이를 저해할 경우 사회 전반적인 문화적 유산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의견
AI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법적·윤리적 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다. 특히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품을 통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인간의 창의성과 문화적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정부는 이에 대한 균형점을 신중하게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