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반도체 베테랑 ‘립부 탄’ 신임 CEO로 선임
앞선 CEO 은퇴 후 경영 위기 속 리더십 교체
인텔(Intel)이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반도체 업계 베테랑인 립부 탄(Lip-Bu Tan)을 선임했다. 이는 기존 CEO 팻 겔싱어(Pat Gelsinger)의 은퇴에 따른 조치로, 최근 몇 년간 업계 경쟁에서 고전했던 인텔이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반등을 노리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IDM 전략과 투자에도 불구, 실적 부진 지속
현대화 계획 소기의 성과 내지 못해
겔싱어 전 CEO는 재임기간 동안 ‘통합 장치 제조(IDM, Integrated Device Manufacturing)’ 전략을 바탕으로 인텔의 생태계 전환을 시도했다. 그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신설되는 반도체 공장에 약 200억 달러(약 27조 원)를 투자하며,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대하려 했다.
그러나 약 54억 달러 규모의 타워 세미컨덕터 인수 계획은 규제 문제로 무산되면서 현대화 전략에 타격을 입었다. 이 기간 동안 인텔의 주가는 약 50% 가량 하락했고, 결국 1만 5000명의 감원이 예고되기도 했다.
신임 CEO 하에 변화 조짐…미 정부 지원 확보
반도체 재건 목표 아래 78억 달러 보조금 수령
립부 탄 신임 CEO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인텔은 미국 상무부로부터 약 78억 6500만 달러(약 10조 7000억 원)의 보조금을 확보하며 반도체 산업 재건을 위한 주요 재정 지원을 이끌어냈다. 이는 미국 내 반도체 자급 확대를 목표로 하는 정책과 맞물려 진행됐다.
하지만 인텔은 여전히 과제를 안고 있다. 오하이오주 신규 반도체 공장 개장이 연기됐고,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칩 ‘팔콘 쇼어스(Falcon Shores)’ 역시 출시가 보류된 상태다.
그래픽카드 ‘Arc B580’ 호평…반전 신호탄 될까
긍정적 리뷰 통해 소비자 신뢰 회복 조짐
다소 침체됐던 분위기 속에서도 일부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인텔이 최근 출시한 그래픽카드 ‘Arc B580’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성능 개선과 안정성이 주요 호평을 받으며 소비자 기대를 일부 충족시키고 있다.
의견
립부 탄의 선임은 단순한 CEO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반도체 산업은 국가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분야인만큼, 인텔의 향후 행보는 업계 전반에 큰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은 실질적인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계획된 공장 개장과 AI 칩 출시 지연은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 있다. 신임 CEO가 위기에 빠진 인텔을 어떻게 다시 성장 궤도에 올릴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