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캐피털, 30여 년 만에 독립 선언
AI·클라우드 집중 투자, 2025년까지 독립 계획
반도체 대기업 인텔의 벤처 투자 부서였던 인텔캐피털(Intel Capital)이 독립 법인으로 전환한다. 지난 1991년 시작된 인텔캐피털의 역사적 여정을 고려하면 예기치 못한 변화였으며, 이는 기업 벤처캐피털(CVC)의 시초격으로 평가받아온 한 시대의 막을 내리는 결정이다.
2,00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 700건 이상 엑싯 성공
인텔캐피털은 지난 약 35년 동안 DocuSign, MongoDB, 그리고 최근 주목받는 Hugging Face 등 세계적인 기술 스타트업 약 2,000곳에 투자해왔다. 총 200억 달러(한화 약 27조 원)를 넘는 투자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700건 이상의 기업이 인수합병(M&A)이나 상장에 성공했다.
마크 로스틱(Mark Rostick) 인텔캐피털 부사장은 “이번 독립은 인텔이라는 대기업의 후광 없이도 우리가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변화는 있겠지만 기본 투자 전략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적과 자산가치로 외부 투자자 신뢰 확보
스핀오프(분사)에 대한 논의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됐다. 로스틱 부사장과 대표인 앤서니 린(Anthony Lin)은 내부 직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며 외부 투자자들과의 접촉도 시작했다.
특히 인텔캐피털이 지원한 아스테라랩스(Astera Labs)가 55억 달러의 기업가치로 상장한 후 98억 달러까지 시가총액이 성장한 사례는 이 같은 독립 논의에 힘을 더했다.
인텔의 경영 불확실성 속 결단
이번 결정은 인텔 본사의 전 CEO 팻 겔싱어(Pat Gelsinger)의 갑작스러운 퇴임, 그리고 반도체 공장 완공 지연 등 불투명한 상황에서 내려졌다. 이러한 리스크 속에서도 인텔캐피털은 기존의 투자 방향을 그대로 유지하며, AI, 클라우드, 디바이스, 최첨단 기술 분야 등에서 계속 활발히 투자할 계획이다.
2025년 3분기 독립 완료 목표
회사는 2025년 3분기까지 독립을 마무리하고, 현재와 유사한 조직 구조와 전략을 유지하되, 새로운 이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로스틱은 “잠재적인 파트너들과의 대화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으며, 초기 독립 단계의 어려움은 있지만 내부 운영은 변함없이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의견
인텔캐피털의 스핀오프는 단순한 기업 구조 조정을 넘어, 벤처 투자 업계의 새로운 전환점을 의미한다. 내부자산과 실적 중심의 독립 모델이 성공할 수 있는지를 평가받는 사례가 될 것이다. 특히 현재 벤처 업계 전반이 투자 회수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들의 독립 모델은 중요한 실험이자 벤치마크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