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 런던 메타사무소 앞에서 항의 시위 예정
"AI 학습에 무단 도서 사용"… 작가들, 저작권 침해에 강하게 반발
영국 런던의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Meta) 사무소 앞에서 유명 작가들을 포함한 출판 업계 관계자들이 인공지능(AI) 학습에 무단으로 도서를 활용한 메타의 행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케이트 모스(Kate Mosse)와 트레이시 셰벌리에(Tracy Chevalier) 등 유명 작가들이 참여하는 이번 시위는 그라너리 스퀘어(Granary Square)에서 진행되며, 저작권 보호 단체인 영국 작가협회(Society of Authors, SoA)가 준비한 항의 서한도 메타 측에 전달될 예정이다.
'무단 도서 수집' 통한 AI 모델 훈련 논란
미국 소송 통해 드러난 메타의 '섀도우 도서관' 활용
2024년 초 미국 법원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메타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가 이른바 ‘섀도우 라이브러리(Shadow Library)’로 불리는 LibGen(라이브젠)의 이용에 직접 승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LibGen은 약 750만 권이 넘는 책을 무단으로 수록한 사이트로, 메타는 이를 통해 자사의 AI 모델을 훈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작가들이 LibGen에 자신의 책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AI 학습 데이터 검색을 통해 뒤늦게 확인했고, 이들 저서는 허가나 보상 없이 사용됐다.
"불법적이고 충격적인 행위… 작가에 대한 피해 막심"
저작권 침해 책임 묻는 공개서한도 문화부에 전달
작가협회 회장 바네사 폭스 오로클린(Vanessa Fox O’Loughlin)은 메타의 행위를 “불법이며 충격적이고 작가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녀는 “작가들이 한 권의 책을 쓰는 데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은 어마어마하다”며 그 피해 규모를 강조했다.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리처드 오스먼(Richard Osman), 가즈오 이시구로(Kazuo Ishiguro)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들이 서명한 공개서한도 영국 문화부 장관에게 전달됐다. 서한에서는 메타가 사전에 LibGen의 불법 콘텐츠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을 허락했다는 주장이 강조됐다.
작가들, 자발적 시위 참여 독려
현장에서는 손팻말 및 해시태그 시위도 진행 예정
이번 시위에는 일반 작가들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독려되고 있으며, 손팻말과 관련 해시태그(#AIstealsBooks, #AuthorsAgainstMeta 등)를 이용한 퍼포먼스도 예정돼 있다. 참가자들은 AI 기술 발전의 부작용으로 작가들의 권리가 침해되는 현실에 경각심을 갖자는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다.
📝 기자 의견
이번 사안은 AI 기술 발전의 그늘에서 발생한 대표적 저작권 침해 사례로 보인다. 메타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정보의 자유’를 명분으로 창작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특히 AI 모델 구축에 필요한 학습 데이터 확보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창작자와 기술 기업 간의 균형 있는 공존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