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식 IT 시스템, 정부의 AI 도입 발목 잡나
영국 정부의 인공지능(AI) 활용 계획이 구식 정보기술 시스템으로 인해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영국 하원 공공회계위원회(PAC)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IT 인프라 중 상당 부분이 이미 노후화되어 있으며, 이는 디지털 기술의 효율적인 도입에 심각한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체 시스템의 3분의 1이 '레거시'로 분류돼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영국 중앙정부의 IT 시스템 중 거의 3분의 1이 '레거시(Legacy)' 시스템으로 분류됐다. 이는 기술적으로 낡아 보안성과 기능 효율성이 떨어지는 시스템으로, 최신 기술과 통합이 어렵다는 점에서 AI 도입에 큰 걸림돌이 된다.
AI 활용 의지는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노동당 키어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새 정부는 인공지능 기술로 공공 서비스의 효율을 높이고, 나아가 경제 성장까지 견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혀왔다. 특히 일부 정부 업무는 AI가 대체하여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러나 PAC는 기술 인프라뿐 아니라 숙련된 디지털 인력 부족과 낮은 임금 수준이 이 같은 계획의 추진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디지털 인재 부족과 낮은 임금 경쟁력도 문제
보고서는 정부가 AI 기술 확대에 몰두하는 반면, 정작 이를 운영하고 유지할 디지털 전문가 확보에는 소홀하다고 비판했다. 공공 부문은 민간 부문 대비 낮은 급여와 경쟁력 부족으로 인해 숙련된 인재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AI 기반 행정시스템 운용에 필수적인 고급 인재의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AI 정책의 통합과 투명성 확보 필요
PAC는 위험도가 높은 낡은 시스템 교체를 위한 재정 확보와 함께, AI 사용의 기준과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정부 각 부처에서 진행 중인 AI 시범 사업의 결과와 성과를 전체적으로 통합하여 분석할 체계가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PAC 의장 기오프리 클리프톤-브라운 경은 “정부는 AI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지만, 현재의 공공 부문이 과연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견
이번 보고서는 기술 혁신과 행정의 현실 사이의 간극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AI가 정부 업무를 효율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은 분명하지만, 그 전제조건은 안정적인 인프라와 숙련된 인력이다. 단순히 기술 도입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기반 정비와 인적 자원의 확보 없이는 AI의 효과적인 정착은 어려울 것이다. 레거시 시스템과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AI는 '꿈의 도구'에서 '정책 실패의 사례'로 전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