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작 견제로 번진 AI 논란…브로디의 억양 보정에 '음모론' 제기
영화계 거장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이 에이드리언 브로디(Adrien Brody)의 헝가리 억양 논란에 대해 경쟁작 측의 음해 가능성을 제기했다. 해당 논란은 영화 "더 브루탈리스트(The Brutalist)"에서 브로디의 헝가리 억양을 인공지능(AI)을 통해 보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불거졌다.
AI 활용은 오래된 영화 기법…“정치적 캠페인일 뿐”
크로넨버그 감독은 런던 사운드트랙 페스티벌에서 “이러한 음성 조작은 영화 제작에서 흔한 일”이라며 논란에 선을 그었다. 특히 자신의 1993년작 "엠 버터플라이(M Butterfly)"에서도 배우 존 론(John Lone)의 목소리 톤을 캐릭터에 적절하도록 조정한 바 있다고 말하며, 이번 기술 활용이 새롭거나 비윤리적인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불거진 이슈가 “경쟁작의 오스카 견제를 위한 조직적인 캠페인”일 수 있다고 주장하며, AI 논쟁이 단순한 기술적 이슈가 아닌 정치적 조작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편집자 발언으로 촉발된 AI 논란…감독의 적극 해명
논란의 시발점은 "더 브루탈리스트" 편집자 다비드 얀초(Dávid Jancsó)가 영화에서 AI를 활용해 주연 배우들의 억양을 상호 혼합했다는 발언에서 비롯됐다. 이에 대해 영화감독 브래디 코벳(Brady Corbet)은 “연기의 진정성을 훼손하지 않고, 다른 언어에서도 그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해명하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그는 연기 전체를 AI로 재구성한 것이 아니라, 배우의 실제 연기를 기반으로 억양만 보완했다고 강조했다.
오스카는 브로디의 손을 들어줘
논란에도 불구하고 에이드리언 브로디는 해당 작품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는 일부에서 제기된 조작 의혹에도 불구하고 그의 연기가 예술성과 완성도 면에서 인정받았음을 시사한다.
이번 AI 억양 보정 논란은 기술의 활용 범위보다 그 의도와 맥락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임을 보여준다. 영화 제작에서의 디지털 기술은 오랜 기간 진화해 왔으며, 문제는 그 기술이 작품에 기여하는 방식에 달려 있다. 만약 크로넨버그의 말처럼 이 논란이 경쟁 감독의 의도적 공세라면, 영화 예술과 상의 명예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더 큰 화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