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AI 정상회의, 규제와 협력에 대한 이견 뚜렷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회 인공지능(AI) 정상회의에 각국 정치 및 경제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AI 기술의 발전 속에서 글로벌 규제와 협력 방식에 대한 논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개최됐다.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AI가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기 위해 ‘딥페이크’ 영상으로 회의를 개막하며, AI가 세계 질서를 흔들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언급했다. 회의에서는 AI 규제에 대한 각국의 분열된 입장이 두드러졌다.
미국, 국제 AI 규제에 반대… 중국과 협력 경계
회의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미국이 국제적 AI 규제에 발목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AI 개발과 관련해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 정권과 협력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
이런 기조 속에서 미국과 영국은 AI의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에 관한 외교 선언에 서명하지 않았다. 이는 AI 거버넌스를 둘러싼 국제적인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AI의 환경 및 사회적 영향 우려
회의에서는 AI의 안전성과 환경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전문가들은 고도화된 AI가 가져올 윤리 및 안전 문제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국제 협력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마크롱의 AI 특별 대사는 AI가 현재의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AI 기술이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5년 내 AGI 등장 가능성… 노동시장 충격 예상
AI 발전 속도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5년 이내에 ‘인공지능 일반화(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AI가 세계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이 사상 유례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편, 회의에서 중국 대표단은 AI 안전 및 기술 협력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AI를 둘러싼 각국의 견해 차이를 좁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론 머스크의 1000억 달러 베팅, AI 산업에 미칠 영향은?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일론 머스크가 비영리 단체가 운영하는 오픈AI(OpenAI)를 인수하기 위해 약 1000억 달러(약 135조 원)를 투입하려 한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다.
이 같은 대형 인수 움직임이 AI 업계의 향후 방향성과 기술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의견
이번 AI 정상회의는 세계 각국이 AI 규제와 협력 방식을 두고 얼마나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드러냈다. 특히 미국과 영국이 국제적 규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독자적인 노선을 택한 점은 향후 글로벌 AI 거버넌스 구축에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AI의 급격한 발전 속도가 우려를 낳고 있는 만큼 각국이 규제보다는 협력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AI가 환경 및 사회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서도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