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출판사, AI 학습용 저작물 사용 요청 논란
작가 및 업계 단체 반발…‘협의 부족’ 비판
호주의 유명 출판사 블랙 잉크(Black Inc)가 소속 작가들에게 인공지능(AI) 학습을 위한 저작물 활용 동의를 요청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작가들과 문학 에이전트, 업계 단체가 사전 협의 없이 이루어진 이 요청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단기간에 동의 요구…작가들 반발
멜버른에 본사를 둔 블랙 잉크는 최근 작가들에게 특정 기간 내에 AI 학습을 목적으로 한 저작물 사용에 동의할 것을 요청했다. 출판사는 작가들로부터 저작물을 복제하거나 개작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아 머신러닝 시스템 개발과 배포에 활용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사전 논의가 없었으며, 촉박한 기한 내에 결정을 요구받은 작가들은 이 같은 요청에 불만을 드러냈다. 문학 에이전트 린 트랜터(Lyn Tranter)는 해당 요청이 지나치게 성급하며, 이런 계약은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단체, 계약 조건 공정성 문제 지적
호주 작가협회(The Australian Society of Authors)도 블랙 잉크의 요청이 작가들에게 불리한 방식으로 이뤄졌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협회 측은 이번 계약이 작가들에게 너무 포괄적인 권리 양도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수익 배분 방식도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블랙 잉크의 마케팅 책임자는 ‘평판이 좋은 AI 기업’과 협상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지만, 일부 문학 에이전트들은 전통적인 출판 사업에 집중해야 할 출판사가 AI 기업과의 협력에 나서는 이유를 의아해하고 있다. 또한, 계약의 세부 사항이 모호해 출판사가 AI 활용의 파급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조차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AI 규제 미비…출판업계 전망 불투명
현재 호주 정부는 교육 부문에서 AI 활용에 대해 일부 조사를 진행했지만, 출판업계를 포함한 기타 산업에서의 AI 규제는 명확하게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AI와 출판업의 접점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만큼, 이번 사태가 향후 관련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기자 의견
출판업계가 AI 기술을 적용하는 문제는 앞으로 더욱 자주 논의될 사안이다. 그러나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AI 학습용으로 작품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작가들의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크다. 계약 내용이 불명확하고, 단기간에 동의를 요구하는 방식은 더욱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앞으로 출판사와 작가 간 충분한 논의와 공정한 계약 조건이 보장되는 형태로 AI 기술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