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 속 환경 부담… 데이터 센터 규제 강화 요구
영국 정부가 AI 발전 과정에서 필수적인 데이터 센터의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더 엄격한 보고 의무를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AI 확산, 데이터 센터의 환경 부담 증가
국립 엔지니어링 정책 센터(NEPC)는 보고서 책임 있는 AI 엔지니어링: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AI의 기초를 통해 데이터 센터의 친환경적인 운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영국 왕립 공학 아카데미, 공학 및 기술 기관(IET), IT 공인 기관(BCS)과 협력해 작성됐다.
정부의 AI 기회 행동 계획(AI Opportunities Action Plan)은 AI를 활용한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 사회 전반의 편익 제공을 목표로 하지만, AI 발전을 위한 인프라 확충 과정에서 환경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AI 시스템이 구동되는 데이터 센터는 막대한 전력과 물을 소모하는데, 이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자원과 식수 부족 문제를 가중시키는 요소로 지목된다.
데이터 센터의 자원 소모 심각… 긴급 대책 필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데이터 센터에서의 물 소비량 증가를 보고했다. 특히 일부 센터들은 식수를 냉각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어 자원 고갈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국 정부는 데이터 센터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계획 시스템 개편을 추진 중이지만, 이에 맞춰 환경 영향을 관리하기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NEPC 보고서는 데이터 센터의 환경 영향을 정확히 측정하고 관리하기 위해 자원 사용 보고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소비, 물 사용량, 탄소 배출, 전자폐기물 재활용률 등과 관련된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해 정책 결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친환경 AI 개발을 위한 5대 정책 과제
NEPC는 영국을 지속 가능한 AI 개발 선도국으로 만들기 위해 정부가 즉시 실천해야 할 다섯 가지 주요 정책을 제시했다.
- 환경 보고 의무 확대
- AI 산업의 환경 영향 공개
- 데이터 센터 지속 가능성 기준 강화
- 데이터 수집·저장·관리 방식 재검토
- 정부 차원의 친환경 투자 확대
특히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사용원, 물 소비량, 탄소 배출량 등의 보고를 의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정책 입안자들이 보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AI의 환경 비용 인식 부족… 교육 강화 필요
AI가 기후 과학 연구, 신약 개발, 재생에너지 최적화 등에 활용되면서 긍정적 변화를 이끄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지만, AI 시스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중 인식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연구에 따르면 영국 국민 6명 중 1명만이 AI 사용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고서는 컴퓨터 공학 및 AI 교육 과정에 환경 지속 가능성 관련 내용을 포함해, AI 개발자가 보다 효율적인 기술을 개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데이터 센터의 구조를 친환경적으로 개편하는 것이 시급하며, 폐열 재활용 시스템, 식수를 이용하지 않는 냉각 기술, 100% 탄소중립 전력 사용 등의 혁신적인 기술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런던 퀸 매리 대학은 캠퍼스 내 데이터 센터의 폐열을 난방과 온수 공급에 재활용하는 방안을 도입하여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불필요한 데이터 저장 비용 절감 방안도 검토
장기간 데이터를 보관하는 과정에서도 불필요한 환경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 보관·관리 방식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국가 데이터 라이브러리(National Data Library) 설립을 제안하여 데이터 저장 시스템을 중앙화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팅엄 대학교의 톰 로든 교수는 AI 시스템이 점점 더 많은 연산 능력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환경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AI 시스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이를 바탕으로 자원 사용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AI 발전 필요
퓨어 데이터 센터 그룹의 CEO인 데임 돈 차일즈는 AI 확산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지속 가능성을 핵심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데이터 센터 설계 초기 단계부터 에너지 절감, 물 사용 최소화, 탄소 배출 감소 등의 요소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BCS의 그린 IT 전문 그룹 의장 알렉스 바델은 AI의 프로세스 최적화 및 친환경적 설계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I가 경제 성장과 사회적 편익을 가져올 수 있지만, 환경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르바팔리 람추른 교수는 "AI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환경 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며, 데이터 측정이 환경 관리를 위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지속 가능한 AI로의 전환이 필수
영국 정부가 AI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더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AI를 발전시키려면 NEPC의 제안이 반영되어야 한다. 자원 사용을 줄이고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AI 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데에도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다.
AI는 우리의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기술이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번 보고서를 계기로 AI의 지속 가능성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자원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정책과 기술 혁신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