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 ‘알파폴드’, 신약 개발의 게임체인저
인공지능(AI)이 의학 연구의 미래를 바꾸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2020년 발표한 단백질 구조 예측 AI ‘알파폴드(AlphaFold)’는 의학 분야에서 획기적인 변화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알파폴드는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예측하는 기술로, 전통적인 분석 방법 대비 시간과 비용 모두에서 탁월한 효율을 보여준다.
수백만 단백질 데이터 생성, 생명과학 발전 가속
기존에는 X선 결정학(X-ray crystallography) 등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방식으로 단백질 구조를 분석했지만, 알파폴드의 등장으로 그 과정이 수 분 내로 단축되었다. 현재 알파폴드를 통해 확보된 단백질 구조 데이터는 약 2억 5천만 개에 달하며, 전 세계 약 200만 명 이상의 연구자들이 이를 활용하고 있다.
DNA 수리 연구부터 신약 타깃까지 활용
옥스퍼드대학교의 폴린 라스코(Pauline Lascaux) 박사는 "DNA 복구 관련 연구의 대부분에서 알파폴드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알파폴드를 기반으로 세로토닌 수용체의 구조를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분장애 치료제 후보 물질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발굴했다.
알파폴드 기반 주요 성과
알파폴드를 활용한 주요 성과는 아래와 같다:
- 암과 신경퇴행성 질환과 관련된 핵공복합체(nuclear pore complex)의 원자 수준 구조 해석
- 간암 단백질 CDK20을 대상으로 한 유망한 신약 후보 개발
- 세포 내로 치료 단백질을 주입하는 ‘분자 주사기’(molecular syringe) 설계
신약 개발 생태계에도 직접 진입
알파폴드 기술은 스타트업과 제약 산업 전반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예컨대, 알파프로테오(AlphaProteo)는 알파폴드를 활용해 코로나19와 암 등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분자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또 다른 프로젝트인 알파미센스(AlphaMissense)는 유전자의 미스센스 돌연변이가 단백질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해 희귀 유전병의 진단과 치료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임상 효과는 아직 미지수이나 가능성은 ‘가시권’
현재 알파폴드를 통해 설계된 치료제가 임상에서 얼마나 효과를 보일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개인 맞춤형 치료 개발이나 기존에는 치료가 불가능했던 표적에 대한 연구 등 다양한 미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의료 분야는 AI 기반 신약 개발이라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기사는 인공지능이 바이오 및 의약학 분야에서 어떻게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알파폴드를 통해 과학적 상상력이 현실로 바뀌는 사례들을 보면, 앞으로 AI가 질병 치료 방식에 얼마나 근본적인 영향을 미칠지 기대된다. 특히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부분들—예컨대 특이한 단백질 타깃이나 유전질환 분석—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학의 ‘새로운 황금기’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