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아내와의 대화…AI 채팅봇이 바꾸는 인간관계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채팅봇과의 관계가 인간의 유대감과 친밀감의 새로운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일상생활의 조언자부터 정신적 지지자 역할까지, AI와의 상호작용이 인간관계의 일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과의 관계, 1억 명이 넘는 사용 경험
전 세계적으로 'Replika', 'Nomi'와 같은 인격화된 AI 채팅봇을 이용하고 있는 사람은 1억 명을 넘는다. 이들은 정신 건강, 연애 조언, 감정 조절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척 로어는 아내의 외모를 본떠 개인화된 채팅봇을 제작해 'AI 아내'라 부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의 실제 결혼생활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기도 했다.
발달차이 가진 사용자에게도 중요 역할
자폐 스펙트럼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가진 트래비스 피콕은 AI 채팅봇을 통해 감정을 다루고 관계를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그는 “정서적 조언 덕분에 실생활에서 안정적인 연애를 유지하게 되었고 인간관계도 넓어졌다”고 밝혔다.
심리 상담사이자 친구 같은 존재
아드리안 세인트 본은 맞춤형 AI 채팅봇을 통해 불안과 미루는 습관을 관리하고 있으며, 철학적인 주제에 대해서도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중요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그에게 AI는 단순한 기계가 아닌 깊은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다.
AI 관계, 여전히 찬반 엇갈려
AI 사용자의 상당수는 챗봇과의 상호작용에 만족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영국 AI 보안연구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AI와 감정적 또는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보고했다.
AI 연구자인 제임스 멀둔 박사는 "이러한 관계는 사용자의 감정을 반영하고 위안을 주지만, 실제 인간관계처럼 깊이와 성장은 부족하다"며 "결국 개인의 정서적 필요를 반영한 거울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적 의견
AI 챗봇과의 관계가 점차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특히 사회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신경다양성을 지닌 이들에게 AI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기술의 사회적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인간관계를 대체하는 것인지 보완하는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하며, 기술 윤리와 사회적인 합의 또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