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챗봇으로 고전 게임 만들기, 가능할까?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을 활용해 고전 아케이드 게임을 모방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타트업 xAI에서 개발한 챗봇 ‘그록(Grok)’을 이용해 다양한 사용자가 "Pong을 만들어줘"라는 명령 하나로 간단한 게임을 만드는 데 도전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21일, xAI의 직원 테일러 실베이라는 최신 버전인 Grok 3를 활용해 1980년대 인기 아케이드 게임 팩맨(Pac-Man)의 정확한 구현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유령들이 미로 속을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팩맨이 점들과 아이템을 먹는 장면이 재현됐다는 것이다. 핵심은 사용자가 소프트웨어에 능숙할 경우 AI가 수초 만에 간단한 게임을 완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실제 사용자들의 경험은 이보다 훨씬 다양했다.
팩맨을 만든 8명의 도전기
퇴직 개발자 존 헤스터의 시도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전직 기업 소프트웨어 개발자 존 헤스터는 그록을 통해 윈도우 데스크톱용 팩맨 게임을 만들어 보았다. 그는 AI가 팩맨의 원형 이미지를 적용하고, 유령들이 추격하게 만드는 등 여러 부분에서 수정이 필요했지만, 전반적으로 "간단한 게임을 빠르게 만들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AI의 한계와 결과의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표했다.
초보 아버지 저스틴 마틴의 도전
개발 경험이 거의 없던 저스틴 마틴(활동명 슈퍼트러커)은 아들을 위해 팩맨 게임 개발을 시도했다. 비록 결과물은 여러 버그가 발생하고 완성도가 낮았지만, AI의 도움 덕분에 생각보다 쉽고 빠르게 구현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후 팩맨 대신 테트리스 개발로 목표를 바꾸었다.
8비트 게이머 지미의 간단한 구현
지미(활동명 8 Bit)는 단 15분 만에 팩맨을 완성했으나, 사운드와 미로 구조의 정확성에서 부족함을 느꼈다. 빠른 제작은 가능했지만, 디테일한 완성도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속도는 인상적, 정확도는 의문
다른 사용자 스티븐(활동명 OxLnk)은 그록에게 "5분 만에 팩맨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고, 실제로 빠른 속도로 결과물을 받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게임의 세부적 정확도에 대해선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오류로 이어진 수정 작업
스테판(활동명 Zast)은 제어 기능과 유령의 행동 패턴을 수정하면서, 오히려 새로운 버그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시작은 수월했지만 게임의 품질을 높이려는 과정에서 난관에 봉착한 셈이다.
실망스러웠던 첫 경험
매트(활동명 Phreakops)는 팩맨 구현에 실패하면서 "이번 경험으로 게임 개발자는 내 길이 아니다"라고 자조 섞인 평가를 남겼다.
부정적 반응을 보인 사용자도
₿lackthorne이라는 이는 AI가 게임 내 요소를 제대로 구성하지 못해 시도 자체가 실패했고, 그에 대한 추가적인 질문에도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직접 체험한 작성자의 결과
기사를 작성한 본인 또한 팩맨을 만들어보려 했지만, 설정 과정에서 겪는 기술적 장벽으로 인해 결국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함께 보여줘
이처럼 여러 시도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AI의 게임 개발 활용 가능성과 동시에 그 한계다. 초보자라도 단순한 게임을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반면, 완성도와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여전히 많은 수정과 기술적 개입이 필요하다. 또한, 사용자의 기술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누구나 "AI만 있으면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단정 짓긴 어렵다.
기자 의견
AI를 이용해 고전 게임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 자체는 매우 흥미로운 발전이다. 특히 학습 도구나 프로토타입 제작 도구로서의 활용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누구나 쉽게’라는 말이 아직은 시기상조이며, 개발과정에서의 사용자 개입과 기술적 이해가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AI는 좋은 도구일 수 있지만, 개발자의 창의성과 수정 능력을 대체하진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