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전문가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다
AI(인공지능)의 발전이 전문직 종사자들의 삶에 뚜렷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는 기술을 적극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지만, 상당수는 AI 도입으로 인해 도시락을 싸들고 다른 생계를 모색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했다.
18년 경력 사진작가의 위기감
독일 뮌헨에 거주하는 사진작가 올리버 피겔은 18년간 쌓아온 사진 작업이 AI에 의해 빠르게 잠식되고 있다고 호소한다. 그에 따르면 최근 생성형 AI가 찍은 이미지가 저비용·고속으로 제작되며, 전통적인 촬영 의뢰가 급감했다. 완성도 측면에서는 인간이 만든 사진이 낫다고 평가하지만, 많은 고객들이 '충분히 그럴듯한' AI 이미지로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은 감소 추세다. 이에 따라 피겔은 본업 외에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등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
“사실상 일자리를 잃었다”는 번역가의 고백
수십 년간 번역가로 일해온 칼 커너는 AI의 거센 물결 앞에 속수무책이었다고 전한다. 그는 "지금은 거의 일거리가 없다"며, 갑작스레 줄어든 번역 요청과 함께 정체성을 잃은 데 대한 큰 상실감을 드러냈다. 현재 그는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업무를 AI 보조 도구를 활용해 처리하고 있지만, 사실상 생계 유지가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한다.
AI 덕분에 더 많은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기술을 성공적으로 활용 중인 사례도 있다. 자영업 GP(일반 개업의)로 일하는 알렉산더 칼비는 AI 기반 음성 기록 프로그램을 활용해 진료 내용을 자동 정리하고 있다. 그는 덕분에 환자 상담 시간을 줄이고 진료 횟수를 늘릴 수 있었으며, 전반적인 업무 효율도 향상됐다고 평가한다.
연구와 창작에도 AI 활용 확산
대학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폴 박사는 ChatGPT와 같은 AI 툴이 논문 요약이나 아이디어 도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다만 대형 기술 기업들의 데이터 처리 방식과 프라이버시 문제에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제니 터너는 AI 이미지 생성 도구의 등장 이후 의뢰 건수가 급감했다고 호소했다. 저렴하고 빠르게 생성되는 AI 이미지가 대중화되면서 크리에이티브 산업 전반에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창의적 직업군에 커지는 생존 압박
AI의 등장은 직업 세계 전반에 걸쳐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으며, 특히 예술이나 번역 같은 창의 기반 산업에서 그 충격이 크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AI로 인한 일의 가치 하락과 소득 불안정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새로운 도구로 활용해 자기 업무의 생산성과 창의력을 높이려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이 기사에 대한 의견:
AI 기술의 발전은 분명 생산성과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예술 및 전문 직종의 정체성과 생계를 위협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피하기 어렵다. 기술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방향이 아니라, 보조하고 강화하는 방식으로 접목될 수 있도록 사회 전반의 논의가 필요하다. 창의성과 경험이 주요한 가치인 직업군일수록 기술의 사용 방식에 있어 더욱 신중해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