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스타트업 클리어그리드, AI 기반 채무 추심 혁신 주도
1,000만 달러 투자 유치…사우디 진출 예고
AI 기술을 활용해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의 채무 추심 방식을 혁신하고 있는 두바이 기반 스타트업 '클리어그리드'(ClearGrid)가 최근 1,000만 달러(약 135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클리어그리드는 이 자금을 바탕으로 채무 회수 플랫폼 고도화, 수익 확대, 사우디아라비아 시장 진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통적인 채무 추심 방식 문제 인식
클리어그리드는 2023년 5월, 공동 창업자인 모함마드 알 자벤(Mohammad Al Zaben)과 그의 팀에 의해 설립됐다. 알 자벤은 이전 스타트업 운영 당시 겪었던 금융 문제에서 영감을 받아 클리어그리드를 창업했다. 그는 "기존의 채무 추심 방식은 협박과 압박에 의존하고 있어, 디지털 기술이 거의 적용되지 않았다"며, 이를 해결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95% 자동화된 AI 기반 추심 시스템
클리어그리드는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을 통해 대출기관이 고객 데이터를 API로 연동하면, 관련 업무 흐름을 자동화해 처리한다. 이 시스템은 고객의 행동 패턴을 예측하고, 맞춤형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적용해 회수 효율을 높인다. 특히 통화 응대 업무까지 AI 음성 에이전트가 맡는 등 전체 업무 중 약 95%가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신뢰 유지하며 회수율 높이는 전략
플랫폼은 고객의 상환 능력을 바탕으로 채무자를 세분화하고, 현실 가능한 상환 조건을 제시해 신뢰를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회수율을 개선한다. 클리어그리드는 이 접근 방식이 기존 채무 추심 기관보다 훨씬 빠르게 부실채권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 시스템은 추심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UAE 주요 금융사와 협력…사우디 확장 준비
출범 이후 클리어그리드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주요 은행 및 핀테크 기업들과 협력해 대규모 부실채권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있다. 현재 이미 흑자 경영에 돌입한 상태이며, 향후 1년 내 처리 계좌 수를 대폭 늘리는 동시에 엔지니어링 인력 확충을 통해 신용 인프라 기반 확장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에는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벤처캐피털과 엔젤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이는 클리어그리드의 사업 모델이 해당 지역에서 갖는 가능성과 니즈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기자 의견
클리어그리드의 사례는 기술 기반 혁신이 기존의 비효율적인 산업 구조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특히 중동 지역처럼 금융 디지털화가 더딘 시장에서는 이러한 선진 기술이 사회 전반의 금융 접근성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자동화된 추심 시스템이 채무자와의 신뢰를 어떻게 구축하고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윤리적 고려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