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NHS, 유방암 조기 진단 위한 AI 시범 도입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유방암 조기 진단을 위한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임상 시험을 시작한다. 이 AI 시스템은 향후 몇 년간 영국에서 실시되는 최소 70만 건의 유방촬영술(맘모그램) 가운데 약 3분의 2를 분석해 방사선 전문의의 판독 결과와 정확도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인공지능 도입으로 판독 속도 향상 기대
이번 AI 도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현재 두 명의 방사선 전문의가 각 유방촬영 이미지를 검토하는 시스템을 변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를 통해 전문의들은 보다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으며, 환자들의 대기 시간도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방암 조기 진단 위한 국가 차원의 시도
이번 임상 시험은 세계 암의 날(World Cancer Day)에 맞춰 발표되었으며, 영국 보건사회복지부(DHSC)의 암 진단 및 치료 개선을 위한 새로운 계획의 일부로 진행된다. AI를 활용한 유방암 검진이 실제로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정확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목표다.
2023년 스웨덴에서 8만 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된 소규모 연구에서는 AI가 방사선 전문의의 업무량을 절반 가까이 줄이는 동시에 오진율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방대한 임상 실험 통해 AI 신뢰도 검증
이번 연구에서는 약 46만 2000건의 유방촬영 영상이 AI를 통해 분석되며, 나머지 23만 8000건은 기존과 같이 두 명의 방사선 전문의가 검토하는 방식으로 비교 분석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AI가 유방암 조기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판독 시간을 단축하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다양한 연령대와 인종의 환자들에게 동일한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영국, 암 진료 선도국가 도약 목표
웨스 스트리팅(Wes Streeting) 영국 보건장관은 포괄적인 국가 암 치료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2028년까지 예상되는 방사선 전문의 부족(약 40%) 문제를 해결하고, 영국을 암 치료 선도국가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번 임상 시험을 계기로 인공지능 기술이 유방암 진단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나타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연구는 의료 AI의 실용성을 검증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AI 기반 판독 기술이 일부 실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인 바 있지만, 대규모 임상 시험을 통해 그 효과를 검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의료 현장에서 AI를 효과적으로 도입하려면 기술의 신뢰성뿐만 아니라 환자와 의료진의 인식 변화, 윤리적 문제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AI가 실제 의료 환경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 이번 연구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