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정보의 위험을 체험하는 몰입형 연극 런던서 개막
런던에서 올여름, 거짓 정보와의 싸움을 주제로 한 이색적인 몰입형 연극이 상연된다. 배우 토비 존스(Toby Jones)와 미라 샤얄(Meera Syal)이 참여한 이번 작품은 조지아 출신 언론인 리안나 파타르카츠리빌리(Rianna Patarkatsishvili)의 실제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압박과 검열을 견뎌낸 저널리스트의 이야기
작품의 발단은 파타르카츠리빌리가 조지아 현지 방송사에서 겪은 정부의 검열과 외부 압박을 이겨낸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녀는 자신의 언론 경력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얼마나 쉽게 정보가 조작될 수 있는지를 실감하고, 이를 예술적 방식으로 대중에게 전달하고자 이번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됐다.
가상의 창고에서 펼쳐지는 '진실과 권력'의 전쟁
첫 번째 연극 ‘스토어하우스(Storehouse)’는 오는 6월 4일부터 9월 20일까지 런던에서 상연된다. 무대는 1983년 이후 인류의 역사가 기록된 거대한 가상의 창고다. 극 중 관객은 이 기록 보관소에 들어가 직접 서사 안에 참여하며, 진실과 거짓, 권력의 개입이 뒤섞인 정보 세계를 체험하게 된다.
'스토어하우스'는 스토리텔링과 무대장치, 참여형 요소를 결합해 관객이 주체적으로 내용을 탐험하도록 구성됐다. 이를 통해 진실이 어떻게 조작되며 사회적 현실이 왜곡되는지를 체감하게 한다.
믿고 공유하는 이야기에 대한 책임 묻다
작품의 핵심은 관객들이 ‘정보를 소비하는 나’의 역할을 돌이켜보게 하는 데 있다. 파타르카츠리빌리는 “이 연극이 단순한 공연으로 끝나지 않고 행동을 유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녀는 특히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자신이 어떤 정보를 믿고, 또 그것을 어떻게 다른 이들과 공유하는지를 반성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현대 사회에서 심각해지는 허위정보와 조작된 서사 구조에 대한 날카로운 경고라 할 수 있다. 특히 연극이라는 예술적 형식을 통해 관객이 실시간으로 현실과의 연결 지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 효과도 크다. 단지 보는 것을 넘어 스스로 정보를 분별하고 책임지려는 자세를 유도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이 연극은 미디어 리터러시를 높이는 강력한 문화적 실험이라 평가할 수 있다.